20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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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민간협업 첫 시도 ‘제주노랑축제’…예산지원 없는 지역축제가 가능할까?

6월2일~7월2일까지 한 달간 문화프로그램 펼쳐져

우리나라 지역축제는 대부분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한다. 당연히 감독과 간섭을 벗어나지 못하고 의전과 형식이 중시된다. 단체장이나 지역 유지의 지루한 소개와 축사로 흥을 깨거나 시끌벅적한 장터에 쌓인 쓰레기들로 마무리되는 게 대부분이다. 지금과 같은 지역축제는 지원이 끊기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하루 이틀에 수억 원이 들어가는 막대한 행사예산은 대부분 일회성 텐트나 공연무대와 설비, 홍보 광고물 비용으로 지출된다. 축제가 낭비성이란 지적도 많다. 정부 지원이 없이도 협업에 의한 민간 축제는 불가능한 것일까? 두레와 품앗이의 맥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에서 답을 찾는다.

순수한 민간협업으로 이뤄지는 제주노랑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지역축제관광 활성화 간담회’에서 강우현 제주남이섬 대표가 민간 주도의 시범사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예산지원을 받지 않고 불필요한 간섭과 의전을 줄인다면 민간협업만으로도 충분히 지속가능한 축제 본연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YWCA 문영희 회장을 비롯해 공정무역협의회와 서귀포YWCA, 한국YMCA연맹,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등 사회단체와 사)제주돈육클러스터, 제주천연염색협동조합, 서귀포지역아동복지센터, 제주만화가협회, 제주6차산업지원센터, 제주시대,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등 시민단체와 개인 및 기업이 호응하면서 제주노랑축제에 시동이 걸렸다.

▲강우현 제주남이섬 대표.

제주남이섬이 6월 한달간 온통 노란색으로 물든다. 노랑꽃 만발한 제주자연에 상상의 옷을 입히는 자유마당인 ‘제주노랑축제’가 오는 6월 2일부터 7월 2일까지 한 달간 제주시 한림읍 한창로에 위치한 탐나라공화국(제주남이섬)에서 펼쳐진다. 

‘대자연으로부터 오는 노랑상상의 모든 것’을 주제로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노랑축제는 전시와 공연, 교육, 체험, 워크숍, 탐방 등 잔잔한 감동을 주는 문화프로그램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강우현 작가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남이섬 성공신화를 만든 장본인으로 더 알려져 있다. 축제는 강 대표가 조성중인 공간을 무상 제공한다.

 

우리나라 일러스트 수준향상을 위해 한국출판미술협회를 창설한 현대 일러스트 1세대로서 ‘좋은아버지가되려는사람들의모임’을 만들고 ‘재생공책 쓰기’를 통해 환경운동에도 참여했다.

노랑축제의 특징은 장터 같은 행사성 축제를 지양하고 전시와 공연·교육·체험·워크숍·탐방 등 잔잔한 감동을 주는 문화프로그램을 중시하는데 있다. 다양한 관람객들이 축제와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체험행사를 폭넓게 준비했다는 점이다.

제주의 풍습과 전통, 재능과 끼를 살려주는 신인들의 데뷔무대, 바닷가의 쓰레기 재활용이나 천연염색, 인문강좌와 스토리투어 등 전문인은 물론 관광객과 지역주민 누구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내용과 수준은 참가자가 스스로 정하게 하고 참가비나 수수료도 없다. 장르 제한은 없고 쓰레기는 원인자가 되가져가야 한다. 귀빈소개나 축사 같은 형식적인 의전은 물론 없다.

평일에는 주로 전시와 체험, 금토일 주말에는 깜짝 이벤트도 열리는데 즉석에서 신청해도 된다. 노랑색 옷이나 노란색 장신구를 착용하고 오면 음료나 기념품도 준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여행의 묘미, 갑작스런 행복의 의미를 제주에서 찾게 하자는 첫 시도다.

인문학 강의와 워크숍 등 교육과 체험을 앞세운 미래형 지역축제를 모색하는 ‘제주노랑축제’는 동양신화로 유명한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의 ‘신화적 상상력’, 영화 마지막황제 작곡가인 류홍쥔 선생이 진행하는 ‘대나무 악기 만들기’, 일본의 타지마 신지 선생이 지도하는 ‘인생지도 그리기’, 양진건 교수의 ‘제주 유배문화’, 한양대 홍성태 교수의 ‘잼있는 마케팅’ 강좌도 열린다.

 

8~11일 터키, 벨기에, 미국, 일본, 호주 등 5개국의 도예가들이 한국의 이인진, 곽태영, 변승훈, 명지혜, 황예숙 선생 등이 진행하는 현무암 유약실험 워크숍에는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현무암을 이용한 제주 특산 ‘濟州陶’ 명명식도 갖는다. 인문학과 예술을 앞세운다.
노랑축제는 창의적 상상력의 현장실험 목적도 있다. 인공수정으로 한국소의 아버지라 불리는 충남 서산한우와 제주한우가 부부연을 맺는 이색 결혼식(?)도 열린다. 주례는 이완섭 서산시장, 장소는 2일 오후 4시 탐나라 어울마당이다. 서산축협에서는 한우와 대산쌀 무료시식회도 연다.

 

유니세프에서는 광동제약과 한독약품 지원으로 음료를 나누어주며 후원행사를 연다.

 

특히 제주자연에 명품감을 주는 패션쇼는 개막행사의 하이라이트이다. 패션디자인협회장을 지낸 조명례 교수가 이끄는 영산대 졸업 작품 패션쇼는 제주의 현무암과 바람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으로 오후 8시 엘리시안제주 스테이지에서 열리며 제주의 별밤을 만끽할 수 있는 찬스다. 관람은 무료.

나눔과 창조 실험 자유마당, 지원도 간섭도 없는 민간 자율축제로 자리잡겠다는 게 강 대표의 강한 의지다.

 

▲‘제주노랑축제’가 오는 6월 2일부터 7월 2일까지 한 달간 제주시 한림읍 한창로에 위치한 탐나라공화국(제주남이섬)에서 펼쳐진다.

제주노랑축제는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이 협업을 통해 민간 자율로 지역축제가 성공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나눔 행사다. 교통이나 행사환경 여건이 열악하지만 참가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역에 새로운 축제 사례를 테스트하는 시험대다.

대부분의 축제행사는 정해진 프로그램이나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제약이 많고 문턱이 높아 일반 시민의 참여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노랑축제는 가급적 모든 이들에게 문화를 개방한다.
강우현 제주남이섬 대표는 행사 참여를 묻는 한 참가자에게 23일 “잡상인도 참여할 수 있나요?” “네, 그럼요. 잡상인하면서 자식을 대학까지 공부시킨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행사의 목적이고 취지라고 답했다.

그는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지원을 받지 않고 불필요한 간섭과 의전을 줄인다면 민간협업만으로도 충분히 지속가능한 축제 본연의 의미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노랑축제를 통해 상상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여행의 묘미를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을의 취미활동 동호인이나 신진 예술인들에게도 문화를 활짝 열어두었다. 진입장벽이 높아 경력을 쌓지 못하는 신인들도 스스로 만든 무대에 설 수 있다. 항공료와 숙식을 해결하지 못하는 능력 있는 외지의 젊은 신인에게는 민간 후원을 통해 티켓과 숙식을 일부 제공하기도 한다.
올해 민간협업으로 처음 열리는 ‘제주노랑축제’는 민간 주도의 지역축제 성공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장이다.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앞으로 전국적으로 파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정과 예산지원이 없이도 민간 협업이 성공할 수 있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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