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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남이섬 생태계를 지켜주세요”

이인모 기자  입력 2019-07-10 03:00  수정 2019-07-10 03:00

 

제2경춘국도 건설 계획에 남이섬 항로 관통 교량 설치 포함
경관훼손-선박운항 안전 위협 우려

▲남이섬 측이 제작한 남이섬 수역의 제2경춘국도 교량 조감도. 아래가 남이섬이고 위가 자라섬이다. 남이섬은 사진 왼쪽의 선착장에서 섬을 오가려면 교각 사이를 지나야 해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주장한다. 남이섬 제공

강원 춘천의 대표 관광지인 남이섬이 인근을 지나는 교량 건설 계획으로 비상이 걸렸다. 9일 남이섬에 따르면 정부의 제2경춘국도 건설 계획에 ‘남이섬 항로를 관통하는 교량 설치’가 포함돼 있다.
남이섬은 계획대로 교량이 건설될 경우 자연 생태계 파괴와 경관 훼손, 선박 운항 안전 위협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남이섬은 50여 년 전부터 자연생태 환경을 지켜온 덕분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46만 m² 면적의 남이섬에는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해 220여 종, 3만5000그루의 나무가 식재돼 있다. 또 생태 전문가 단체인 ‘야생조류센터’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큰소쩍새, 올빼미, 솔부엉이를 포함한 8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인근에서는 보기 드물게 면적 대비 새의 밀도가 높고 다양하다.
남이섬은 인근을 지나는 교량이 건설되면 천연기념물 등 야생 동식물의 터전이 수년 내에 사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류 학자들의 의견을 들어 본 결과 자동차 소음과 야간 불빛 등으로 새들의 개체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또 남이섬과 인근 자라섬 사이 수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의 안전 문제가 지적됐다. 이 수역에는 최대 138t급의 여객선을 비롯해 8척의 배가 연중무휴 선착장과 남이섬 사이를 왕복 운항하고 있다. 1일 도선 운항 수 637회, 연 10만 회 이상 운항으로 연평균 600여만 명을 수송한다. 교량이 건설되면 배들은 교각 사이로 운항해야 해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강원 춘천시 남이섬은 섬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인근 수역의 교량 건설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남이섬 측은 이를 막기 위해 인근 주민들과 함께 1일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합리적 공공성 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남이섬은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임에도 생태가 잘 보전되어 있는 곳”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2경춘국도 노선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이섬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교량 설치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현재까지 약 1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남이섬은 국토교통부에 남이섬 항로 관통 교량 건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지만 국토부는 “아직 노선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이섬 관계자는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남이섬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세계인들과 교감하고 지속 가능한 자연 생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만일 교량이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에 들어서면 50여 년간 지켜온 천혜의 자연환경이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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