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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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김영래 칼럼_상상 공화국과 문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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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대한민국 이외에 2개의 공화국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들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영어로 Republic이란 흔히 공화국으로 번역되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국가를 지칭하고 있다. 대한민국 이외에 존재하고 있는 2개의 공화국은 대한민국과 같이 일정한 국민과 주권이 있는 국가형태의 공화국은 아니지만, 그러나 일정한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상상의 문화공화국을 말하고 있다.

최근 필자는 경기도와 강원도에 접경하고 있는 ‘나미나라공화국’과 제주도에 있는 ‘탐나라공화국’을 지인들과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나미나라공화국(Naminara Republic)은 남이섬의 별칭이고, 탐나라공화국(Tamnara Republic)은 제주도의 옛날 이름에서 연유한 것이다. 남이섬은 이미 국내외에 유명한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만, 탐나라공화국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는 6월 개국(?)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남이섬을 세계적 명소로
이들 2개의 공화국은 상상으로 형성된 문화공화국이다. ‘상상으로 상상나라 만든다’라는 콘셉트 하에 상상공화국을 2개국 건설한 강우현 상상디자이너는 역발상을 통하여 오늘의 남이섬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발전시켰다. 강우현(康禹鉉)은 2001년 (주)남이섬 대표를 맡아 남이섬을 리디자인한 결과 최근 방문객은 300만명을 넘고 있으며, 또한 매출액 역시 300억원 이상이 되는 보고의 문화관광지 신화를 만든 상상감독(想像監督)이다.

단돈 100원짜리 월급쟁이 사장으로 취임한 강우현은 ‘경치는 운치로, 소음은 리듬으로, 유원지는 관광지로’란 슬로건을 걸고 상상의 나래를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거의 버려진 땅이나 다름없던 남이섬을 중국인을 비롯한 세계인들이 즐기는 예술의 공간으로 재 탄생시켰다. 매년 남이섬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재방문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으며, 최근 외국인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특히 그의 상상과 역발상은 ‘팔리면 상품, 안 팔리면 작품’, ‘내버리면 청소, 써버리면 창조’, ‘잡초를 화초로, 쓰레기는 쓸 얘기로, 남이섬은 남의 섬으로’ 등은 그의 남이섬 개척사에 등장하는 언어이다. 이런 상상의 언어를 통하여 환경생태문화와 동화를 모티브로 남이섬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방문객과 호흡을 같이 하는 문화의 놀이터로 탈바꿈시켰다. 남이섬에서 사용한 상당수의 재료는 각 지자체나 기업 등에서 리모델링을 위하여 버리는 폐기물을 자료로 작품을 만든 그의 상상력은 가히 놀랄만하다.

문화는 민간의 창조적 상상이 중요
남이섬 신화의 주인공 강우현이 3년 전 제주로 옮겨 새로운 상상의 나라를 만들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에 자리한 3만여평 면적의 풀밭에서 그는 제2의 남이섬 신화를 꿈꾸며 탐나라공화국을 건설하고 있다. 화산섬 제주도의 특징을 살려 자연을 최대한 이용한 동굴을 만드는 등 기발한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제주의 관광 경쟁력을 더욱 높이려면 부족한 것을 가져와서 채워넣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제주를 앞으로 ‘안녕’, ‘안심’, ‘안전’의 ‘삼안도(三安島)’로 만들겠다고 한다. 또한 제주의 자연을 살리려다 보니 노자사상과 이어졌다고 보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염두에 둔 ‘노자예술원’ 착상은 노자의 본 고장인 중국에서도 놀라워하고 있다.

문화융성이나 문화창조는 결코 청와대와 같은 권부에서 지시하거나 막대한 돈만 투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박근혜 前대통령 구속까지 야기한 미르재단 사태 등은 정부의 어설픈 문화융성 정책이 낳은 비극적 결과이다. 문화는 강요나 돈에 의해서가 아니고 자율적이며 즐기는 가운데 상상의 역발상에서 오는 것이다.

벚꽃이 피는 4월부터 본격적인 관광의 계절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여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데, 남이섬 등에는 동남아 관광객이 늘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된다. 상상의 나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증가하여 관광업계의 시름을 다소나마 덜 수 있기 바란다.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前 동덕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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